얼마 전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나오자 평판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습니다. 신(엔지니어)이 인간을 심판하기 위해 에일리언을 만들어 공격한다는 내용으로 차기작 에일리언을 설명하는 것인지, 다음의 프로메테우스를 얘기하려는 건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답답한 분들도 많았겠지만 그가 만든 sci-fi 장르를 이해하려면 최소한 그리스신화 정도는 인지하고 있어야 어느정도 이해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도 딕 데이커(해리슨 포드)의 꿈에 순결을 상징하는 유니콘을 등장시켜 딕과 레이첼의 관계를 설명하기 때문에 그리스신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스토리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죠. 물론 감독도 ‘프로메테우스’를 개봉하기 이전에 프리퀼까지 만들어 설명했지만 관객을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우리가 어릴 때 부모로부터 고전신화나 전설을 들으며 잠에 들었듯, 서양인들은 부모로부터 그리스신화를 들으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신화는 인간이 성장해 가면서 꿈과 가치관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죠. 그 중에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설명이 잘되어 있는 좋은 블러그이니 한번 읽어보시도록.
참고자료: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832
각설하고.
30년 전에 만든 영화 ‘블레이드 러너’ 에서 리들리 스캇은 인간의 ‘기억, memory’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적 있습니다. 인간은 기억(추억, 경험) 때문에 감정의 기복을 느끼지만 단 4년만 생존하는 복제인간은 과거가 없기 때문에 감정의 기복을 느낄 수가 없어 과학의 발전이 아무리 이루어져 비록 기억이 심어진 복제인간일지라도 과거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들어가면 답변을 제대로 못합니다. 바로 이점을 블레이드 러너가 놓치지 않고 문제있는 복제인간을 심판하게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프로메테우스'에서도 자넥과 데이빗의 대화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를 인간과 복제인간의 관계로 누가 누구를 구원한다는 건지 리들리 스캇의 깊은 고민을 엿 볼수 있습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와 ‘블레이드 러너’ 두 영화의 공통점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려는 인간의 부질없는 탐욕으로 시작합니다. 4년밖에 못사는 똑똑한 복제인간이 그랬듯, 신(엔지니어)을 만나러 가는 프로메테우스의 주인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기억이 심어진 레이첼(션 영)은 과거가 없기 때문에 ‘사랑’ 이란 것으로 눈물을 흘린 게 아니라 오래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괴로워하고, 신을 믿었고 구원을 받으려던 엘리자베스(누미 라파즈) 또한 엔지니어와 인간 그리고 에일리언의 관계를 보면서 괴로워합니다.
개인적으로 공상과학영화(Sci-fi movies)를 좋아하지 않지만 여러분이 알다시피 리들리 스캇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 감독해서 훌륭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던 인물이라 그의 영화 대부분 봤습니다. 물론 미래를 다룬 공상과학 영화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내세우기 때문에 보고나서 우울하기도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신뢰하지 못하는 인간의 특징이겠죠.
그럼에도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친구들과 인내심으로 봤던 또 다른 이유는 출연했던 샤를리스 테론과 누미 라파즈의 연기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처음보고 이해를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사실 영화라는게 처음부터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대중에게 성공한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럼 점을 이해해 주려는 건 리들리 스캇이라는 감독의 존재감과 그의 철학 때문 아닐까요?
빗나간 얘기지만,
얼마 전 친구와 식사를 하던 중,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즈'를 만든 임순례 감독과 모 배우의 다툼으로 영화가 중단된 적이 있다는 얘기로 토론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배우더라도 감독을 간섭하게되면 감독의 철학이 배제가 되고 영화는 이상하게 만들어지는 것이죠. 배우의 간섭으로 흥행에 성공해서 인정 받을지는 몰라도 감독의 철학은 실종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그 배우를 무척 비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찬가지로 극와 극의 평판을 받으면서도 리들리 스캇 감독의 sci-fi에 대한 굿센 열정 만큼은 알아줘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지구를 지키자 인간을 구원하자 뭐 이런 정신?
샤를리스 테론이 출연해서 오스카도 받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도 많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 ‘버닝 플레인 ‘The burning plain’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고 또한 스웨덴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할리우드에서 ‘밀레니엄’으로 리메이크 된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의 원작에 출연했던 스웨덴의 여배우 ‘누미 라파즈, Noomi Rapace’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기 때문에 인내를 가지고 봤던 점도 있습니다. 꼭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
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복제인간의 관계, 누가 누굴 구원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인간이 나약해질 수록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게 인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은 온통 '싸이, psy' 때문에 전세계가 들끓고 있어 거래처나 공공장소에서 지인을 만나면 '강남스타일'을 꼭 물어봅니다. 아마도 수백차례 같은 답변을 반복했던 거 같은데 싸이가 가수로서 훌륭한 점도 있지만 그가 웃음 바이러스로 전세계를 구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2년 전에 존박이란 인물이 아메리칸 아이돌 탑 20에 들어가면서 한류의 성공을 예측했고 올해는 한희준이란 인물이 탑10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희준(Heejun Han)의 경우는 노래실력도 상당했지만 장애인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와 풍부한 유머 감각이 대중에게 어필되었기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일부 매니어들에게는 노래실력보다 유머로 진출했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란 나라는 배경보다 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뛰어난 유머를 가진 연예인이라면 성공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점을 간과하고 많은 언론매체는 여러가지로 심층분석을 내 놓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사회는 김기덕감독의 말씀처럼 능력보다 학연, 인연이 중요한 사회라 최선을 다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싸이의 성공은 우리를 싫증나지 않게 하고 웃게 만드는데 있는 것이죠.
인간이 신에게 의지하고 구원을 받으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욕망을, 탐욕을 위해 구원을 받기 원한다면 안된다는 것이죠.
어차피 삶이란 한번 뿐인데 지금 웃을 수 있다면 그것처럼 행복한 게 무엇이 있을까요?
'Movie Story from New Yo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야권단일화 문제와 정봉주의 가석방심사부결 (0) | 2012.10.18 |
---|---|
생활의 발견-“사람처럼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0) | 2012.10.06 |
피에타-김기덕감독 (8) | 2012.08.27 |
유시민의 아메리카노-홍상수영화에 의미를 두기 (8) | 2012.08.20 |
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삶의 고단함 (4) | 2012.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