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에서 자동차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내를 죽인 죄(원작에서만 언급)로 한평생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레드(모건 프리맨)는 아내살인죄로 들어 온 앤디(팀 로빈스)에게 동질감을 느끼지만 그의 결백을 믿지는 않습니다. 복역수들 대부분 유 무죄를 떠나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겠죠.
앤디는 사회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간수들과 교도소장에게 절세의 방법 등으로 헌신적인 조언을 하지만 자신의 결백을 밝힐 결정적인 순간에는 도움은커녕 그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좌절합니다.
한평생을 교도소에 갇혀 있는 인간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는 인간을 미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는 레드의 충고에도 앤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리하는 인기여배우의 브로마이드 사진 뒤로 10여년의 탈출 흔적을 남기고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한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내면서 가석방심사 통과를 두려워했던 브룩스(제임스 휘트모어)는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결국 자살을 선택하지만 레드는 최후의 순간에 삶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희망을 부정했던 그가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앤디가 돌담 밑에 남겨 두었던 ‘희망’이라는 편지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레드,
당신이 이 편지를 읽는다면 출옥했다는 뜻이고,
여기까지 왔다면 좀 더 멀리 갈 수도 있겠죠.
그 마을의 이름 기억하시죠?
내 사업을 도와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체스 판 준비하고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기억하세요.
희망은 가장 좋은 것이고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찾기 바라면서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당신의 친구, 앤디"
인간에게 자유도 중요하지만 사회를 살아가면서 희망이 없다면 그것만치 두려운 건 없습니다. 요즘 사회 문제로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이나 유명인들의 자살이 그렇습니다. 이들이 최후의 순간에 하이에나의 더러운 발톱과 이빨보다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되새겨본다면 삶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겠죠.
지금 생각해도 영화의 엔딩 장면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아직도 대중에게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희망 hope’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법부의 정봉주 가석방심사 부결과 탐욕을 추구하는 수구세력과 현정부의 의도대로 혹시 야권의 단일화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웃음짓는 추악한 모습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입니다.
살인 등 흉악한 중범으로 가중처벌 받은 자들이 장기모범수로 복역하다 형기의 절반을 마치게 되면 가석방심사 대상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흉악범도 아닌 명예훼손죄로 복역 중인 정봉주를 가석방심사에서 부결시킨 건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입맛에 따라 변하는 사법부의 정의가 이 사회를 희망보다 절망에 떨어트린다는 것입니다.
(뉴욕을 비롯한 미국 대부분 주의 경우 명예훼손죄는 형사법이 아니고 민사법이기 때문에 교도소로 갈 죄목이 아닙니다. 가석방심사결과는 한국법과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점 참조하시도록)
얼마 전 1960년대 간첩죄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어부들의 재심에서 해당 재판부의 사과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던 건 아직도 사법부의 진정한 사과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무고한 시민을 고문하여 인혁당 간첩사건으로 몰아세워 곧바로 사형 집행한 박정희정권의 살인사건에 대해 두 가지 판결이라는 인식을 가진 40%에 달하는 수구세력과 박근혜가 다음정권을 탐내고 있는 사실이 불편한 진실입니다.
며칠 전 미국의 이메리 한국계변호사가 주장한 것처럼 BBK 사건은 홍준표의 조작된 편지처럼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대국민 사기를 쳐 여론을 왜곡, 정권을 탈취하고 권력의 개가 된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로 이명박에게는 면죄부를, 정봉주에겐 명예훼손이라는 죄목으로 교도소에 보낸 희대의 사기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많은 이들이 의혹을 제기했던 BBK사건 선두에 당시 의원이던 정봉주가 있었을 뿐인데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시킨 건 앞으로의 대선정국에 파장을 끼친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이 시대가 정의와 도덕성이 심각히 결여된 사회라는 것이겠죠. 도덕성이 결여된 지도자를 돈이면 장땡이라는 사고로 선택했던 당신의 잘못이 우리나라 역사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는 잘 판단하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이념대립으로 정치장사를 해 먹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에 얼마 전, 이북5도민 체육대회를 방문했던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물병과 욕설테러를 한 것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메카시즘역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겠죠.
미국사회를 큰 혼란에 빠트렸던 과거의 메카시즘이 우리나라에서만 지속되는 건 냉전시대의 유산물인 남북분단의 이유도 있지만 북풍을 조장하고 지역감정을 팔아먹는 정치꾼들의 탐욕도 민주주의를 역행하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이죠. 진실을 바라보는 깨어있는 세력보다 편파적인 세력이 많다면 물병테러와 욕설로 여론을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정치판의 쓰레기들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현재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대다수의 국민이 희망을 거는 건 그들이 절망보다 희망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물론 그들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개혁을 성공시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선은 이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과 합리적 판단을 바로 세워야 역사가 바로 서고 개혁의 일보전진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은 비도덕적이면서 상대방에게 도덕성을 강요하고 지도자에게는 신적인 위치를 요구하고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사회정의를 외치는 쓰레기들을 척결하지 못하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죠.
사실 안철수의 무당적 상상은 철부지 아이와 같은 순진한 언행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40%의 수구세력이 버티는 정치판에서 소수의 깨어있는 시민과 더불어 정치,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얘기는 꿈만 꾸자는 요원한 얘기라는 것이죠. 이 점은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민주당적을 가진 시의원들로부터 견제가 어땠는지 되새겨 보면 이해하리라 판단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정치구도에서 의회정치를 무시하면 개혁은 절대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노무현은 봉하의 마지막 연설에서 이명박보다 한나라당을 견제하라고 조언도 했지만 쓰레기같은 정치꾼들이 정치판을 왜곡시키는 바람에 국민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것이 불편한 진실이죠.
인간에게 자유보다 두려운 건 미래에 희망이 없을 때입니다.
지금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바라는 건 야권단일화이지 박근혜 당선에 도움을 주는 독자출마는 국민에게 희망을 저버리는 배신 행위이기 때문에 노태우정권의 탄생을 도왔던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 보고 절대 반복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시간 나실 때 꼭 감상하시도록. 영화 'The Shawshank Redem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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