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입니다.
홍상수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돈이 없어 영화제작이 힘듬에도 자기 돈만 챙기는 경수에게 영화사 선배는 “사람처럼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라는 말을 합니다. 이후에 저 혼자 술집계집을 데리고 나가버린 강원도의 다른 선배, 사랑한다는 말을 해 달라는 선배의 여자에게 경수는 이 말을 똑같이 해 줍니다. 물론 자신도 그러면서 ‘우리’ 가 아닌 ‘나’의 입장에서 경수가 내 뱉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인간이라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윤리는 꼭 지켜야 한다는 말이겠죠.
어제, 현정부의 충실한 개였고 수사기관의 최고수장이었던 조현오가 망자의 인격을 훼손하여 불구속 기소 당한 재판에서 권양숙 여사를 자신의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에게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더군요.
“사람처럼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여러 사건에서 정황증거만으로 피해자를 피의자로 둔갑시켰던 잘못된 수사관행을 더듬어보면 이런 사람이 경찰청장이었다는 사실이 쉽게 이해가 됩니다만 최소한 고위직이었던 자가 이 정도로 인격이 결여되었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일그러진 본 모습이 아닐까 판단합니다. 상황은 인간을 지배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의 잘못된 표현이 사회에 심각한 왜곡현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애초에 사과하고 끝났으면 될 조그만 거짓말이 일파만파로 커져 가는 과정입니다.
물론 조현오뿐만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얼마 전의 김무성이나 김대중을 따랐던 한광옥의 변절, 수없이 왜곡질을 일삼은 새누리당을 비롯한 사회 기득권층의 비도덕적인 행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또한 '우리' 입장 보다는 '나'라는 위치에서 편파적인 언행을 일삼는 괴물도 많습니다.
누군가 실수를 하면 하이에나 새끼들처럼 달려들어 물고 뜯으면서 상대방을 신적인 위치로 격상시켜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는 하이에나들의 모습을 우리는 매일처럼 지켜 봅니다. 얼마 전 일어났던 무도 연예인들에 대한 공격도 기사원문은 제쳐두고 타이틀만 읽고 공격하는 이들에겐, 그 말만 믿고 싶은 것이고 어떻게든 잘 되는 꼴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참견하고 묻어버려야 속이 풀리는 하이에나들의 이빨과 발톱을 보여준 단적인 예입니다.
배려는 없고 강요만 하는 사회, 자신은 떳떳하지 못하면서 남 탓만 하는 사회, 자신이 그렇다고 남도 그럴 것이라는 의심 많은 일그러진 사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닌 ‘나’의 입장보다는 ‘우리’의 입장에서 당신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아야겠죠?
10월입니다. 이젠 대선도 두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5년동안 급격하게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과거를 되돌아 보면 대부분의 진보론자들과 지지자들은 끓는 냄비처럼 급격한 개혁을 꿈꾸었습니다만 이 또한 배려없이 강요만 일삼던 이기주의적 행태였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상대방만 변하라고 강요합니다. 좋은 지도자는 좋은 국민만이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누가 되더라도 마음에 안드는 정책을 내 놓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때,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모두 힘내시고, Haddayway의 'What is love'를 들으시면서 소중한 사랑들 결실 맺으시고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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