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르지 않은 SIDEWORK에 세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다가 형사를 사칭한 아동 성폭행범들에게 한 아이가 납치 당해 며칠동안 성폭행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탈출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성장해서 친구 딸의 살인사건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2003년에 영화로 만든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로 숀 펜과 팀 로빈스 등이 오스카상을 받았던 영화로 우리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영화 'Stand my me'나 'Beautibul Girls'처럼 어릴적의 기억이 불행하면서도 행복했던, 우울하면서도 즐거운 추억을 가진 영화는 아닙니다. 다만 한 아이에게 준 상처가 여러사람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줍니다.
한 아이(지미역, 숀 펜)는 캔디스토어(담배, 주류판매점)의 주인이 되어있고, 한 아이(숀역, 케빈 베이컨)는 형사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납치당해 성폭행 당했던 아이(데이브역 팀 로빈스)는 지미와 동서지간으로 별볼일 없는 백수생활을 합니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 과거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을 만큼 가정이나 환경이 여유롭게 따라주지도 못합니다.
서로를 잊고 지내다 지미의 큰 딸이 살해 당한 채 시체로 발견되면서 세 친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만나게 됩니다. 과거의 상처를 되돌아 보고싶지 않아 서로 자책하고 원망하며 죽도록 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다시 만나게 됩니다.
‘내가 혹은 네가 그들을 따라 갔었다면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친구나 부부 그리고 가족간에 신뢰가 없다면 사랑도, 우정도 성립이 될 수 없고, 상대방에게 가졌을 의심을 사실로 믿게 만드는 끔직한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신뢰없이 결정한 잘못된 주관적인 판단이 위험에 빠트린다는 사실입니다.
우연히 바에서 지미의 큰딸을 봤던 죄로 경찰의 용의자 선상에 올라간 데이브의 진심 어린 고백에도 남편을 신뢰하지 못하고 배신하는 부인 셀레스트(마샤 게이 하든)의 모습은 사랑을 잃어버린 가정을 그리고 있지는 않은지 깊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케이티의 남자친구 브랜던(톰 거리)이 남동생에게 누구를 더 사랑하지? 외치면서 때리는 장면도 그렇습니다. 비록 벙어리 동생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끔찍이 동생을 이해하며 사랑했고 신뢰했기에 그가 범인인걸 알았을 땐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겠죠. 평생 한번만 가진다는 첫사랑을 잃었다는 그의 커다란 슬픔도 그렇지만 신뢰했던 동생을 죽도록 패면서 왜 형이 사랑하는 여자를 죽여야 했는지를 사랑이란 물음으로 외칠 뿐입니다.
과거 데이브를 성추행범의 차에 그냥 태워 보낸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면서도 경찰입장에서 또 다시 그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숀이나 괴로워하면서도 오직 자신의 평안을 찾으려고 거짓고백이라도 하라면서 결국은 거짓고백을 믿고 친구를 살해해 버리는 지미의 모습은 우정을 져버리고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접할 때 마다 느끼지만 영화계에서 그만큼 보수적인 인물도 없을 겁니다. 권선징악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서부영화에서 단련된 연기력이 그를 강한 보수주의자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후 감독으로 제작한 영화 등을 접할 때마다 보여주는 원칙이 있습니다.
때로는 사회가 법보다 주먹이 가까울 수도 있다는 원칙 즉, 악한 놈은 법보다 더 무서운 형벌로 먼저 응징을 해야 한다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습니다.
데이브가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아동 성추행범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후려쳐서 살해하는 장면이나, 지미가 데이브를 딸의 살인자로 착각해 살해하는 장면 그리고 형사 숀이 이들의 범죄를 방관하는 입장은 아마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추구하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원칙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마지막 지미의 부인이 남편에게 말하는 장면은 더 더욱 그렇습니다.
“케이티 때문에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염려하고 잠 못 이루는 아이에게 당신은 심장이 네 개인데 사랑으로 가득 차서 터질 염려가 없다고 말해 주었어요. 아빠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어떤 결정을 해도 잘못된 건 없고 믿고 따라주어야 한다구요. 그리고 애들은 편히 잠들었어요.”
“셀레스트가 당신을 찾았어요. 불길한 걱정을 하며 당신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당신한테 한 얘기 그대로. 무슨 여자가 남편을 그리 몰라. 남편을 배신한 여자에요.”
“애들에게 말했듯 당신은 왕이고, 왕은 단호하게 행동하는 거에요. 힘들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뭐든 하는 거에요. 중요한 건 그 뿐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나약한 존재지만 우리가족은 아네요. 당신이 있으니까.”
아네스트가 남편의 복수를 정당화 시키는 장면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셀레스트가 애절하게 아들 이름을 부르던 마지막 장면은 아네스트가 지미에게 남편을 배신한 여자라는 말과 겹쳐져 더욱 더 처절하게 보였습니다.
물론 셀레스트로 출연한 마샤 게이 하든의 소름끼치는 표정연기는 여우조연으로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되기에 충분했었구요. 영화 '데드맨 워킹'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숀펜이나 '쇼생크 리뎀션'의 팀 로빈스의 연기는 오스카를 받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벤 애플릭이 만들었던 영화 ‘The town’을 훗날 보면서 이 영화를 기억하기도 했습니다. 보스톤 근교의 아이리시 빈민가 동네 마피아를 그린 영화라서 함께 보면 무대배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성추행 토막살인, 아동 성추행 기사를 보면서 한 자 적었습니다.
언론 외에도 blog및 SNS에서 현행법의 단점에 대해 비판하면서 작년에서야 강화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선진국보다도 형량이 매우 낮아 과연 예방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회가 바로서지 않고 쳇바퀴 돌 듯 하며 사건이 반복된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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