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metal jacket’은 베트남 전쟁을 바탕으로 만든 Gustav Hasford 의 ‘The short timers’ 소설을 각색하여 Stanley Kubrick 이 만든 영화입니다. 미 해병대에 입소하여 자신과 싸움을 하면서 인간한계를 극복하고 killing machine으로 거듭나는 과정과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두 개의 플롯으로 진행됩니다. 1999년 마지막 작품인 ‘ Eyes Wide Shut’을 끝으로 별세한 감독 Stanley Kubrick이 누구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Stanley Kubrick 감독은 전세계의 영화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아주 까다로운 완벽주의자로 높은 완성도의 영화를 만들었던 거장입니다. 물론 자금을 많이 쏟아 부은 결과이겠지만 CG가 발달하지 않은 당시에 왜 그가 특수효과의 교과서로 불리어지는지 이 영화를 보시면 이해되실 겁니다. 또는 그가 만들어서 많은 이들을 경악시켰던 영화 ‘A Clockwork Orange’ 처럼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 해주는지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인간에게 전쟁은 무엇이며, 왜 인간은 평화롭지 살지는 못하고 서로 죽여야 하는지, 이를테면 해병대내 신문사 ‘Stars and Stripes’에 근무하는 조커가 평화를 나타내는 badge을 가슴에 달고 다니면서 헬멧에는 ‘born to kill’을 써넣는 이중적 모습도, 당시 베트남전쟁을 바라보는 인간의 정체성 혼란 내지는 왜 이 전쟁에 참전했을까 하는 이유 없는 전쟁이란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군대를 갔다 오신 분 들은 잘 아시겠지만 어느 나라 훈련소나 인간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곳이 군대입니다. 말하자면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사회에 강한 자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약자보다 강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먹이사슬의 원칙을 충실히 알려주는 곳이기도 하겠죠. 더군다나 훈련강도가 강한 해병대의 신병훈련 모습을 통해서 인간이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교관은 말하죠 “존 F. 케네디를 암살한 오스왈드도 해병대 출신이다 그가 250피트 먼 거리에서 케네디를 저격했듯이 너희들도 그렇게 만들어질 것이다” 라고요. 전쟁터에서 도덕적 가치보다는 오로지 적을 죽어야 내가 산다는 킬링머신으로 태어나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킬링머신=귀신잡는 해병.
하지만 어느 사회나 문제아는 있는 것이고 군대 또한 통칭 ‘고문관’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고문관’이라는 비교대상을 통해서 그보다 자신은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거듭나려 한다는 것입니다. 즉 너보다 내가 우월해야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문관이라는 존재는 군대든 사회든 필요악 일지도 모르죠.
이 영화의 첫 번째 플롯인 신병훈련소 과정의 고문관인 로렌스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는 입소하자마자 교관으로부터 인간적인 차별과 멸시를 받으면서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려 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는 분별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해야 할까요? 교관도 인간이니까 개인적인 감정이야 물론 있을 수가 있겠지만 교관이라는 직책은 신병들을 가정과 사회에 길들여진 애송이 같은 인간들보다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나라를 구할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병들에게 항상 긴장하게끔 돌리고 굴리며 막말을 해대고 어떤 상황에서도 충동을 조절하고 절제하는 인간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전쟁이 유지가 되는 상황과 평화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인권이라는 문제가 겹쳐지겠지만 자유를 명분으로 참전했던 이유없는 베트남 전쟁에서 큐브릭 감독은 로렌스를 통하여 인권과 반전이라는 메시지를 던졌을지도 모릅니다.
고문관인 로렌스의 경우는 스스로 충동조절을 못하므로 자신의 생을 자살로 불행하게 마감합니다. 즉 사고를 치고 목숨을 쉽게 버린다는 것은 결국 군대든 사회든 부적응자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것이겠죠. 국가를 위해서 개인의 목숨을 버릴 수 있는 곳이 군대인데 스스로 충동조절을 못하면 결국은 전쟁터를 나가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집단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귀엽게 살아갈 놈이 군대라는 환경에서 이유 없이 왜 죽어야 하는가 라는 메시지도 던졌을 겁니다.
어떻게 받아 들이든 그건 당신 몫입니다.
분명한 건 미국인들에게 당시의 베트남 전쟁은 악몽과 같은 끔찍한 전쟁이었고 자유라는 명분으로 남의 나라의 자유를 위해서 징집되어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간 이유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국익이 충돌하고 외교력으로 해결되지 못하면 소수집단의 의사결정으로 전쟁이 발발하고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어쩔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반전이 벌어지는 것이고 애써 평화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애국이란 마케팅으로 국익을 챙겨야 한다면 그것 또한 부질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의 경우처럼.
‘미스 사이공’이라는 뮤지컬에서도 기생충처럼 남에 기대어 엔진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인간도 있을테고 강자에 휘둘려 약자는 자신의 삶을 소극적으로 재단하며 제한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약자의 것을 탐내며 살아가는 인간도 있습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자유라는 명분으로 참전한 전쟁에 당사자 베트남은 자유보다는 돈과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는 부정부패 집단으로 그려져 있고 북 베트남(베트콩)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집단이나 학살하는 공산주의집단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결국은 미국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은 패배한 전쟁이었지만 이념대립이 절정이던 그 시대에 미국의 베트남 참전이유는 공산주의 국가를 제압하기 위해서였다는 이분법적 정의의 논리를 전달하는 것이죠.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 상처 많은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라는 나라는 비록 영화를 통해서지만 항상 인권과 도덕적 가치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었습니다. 이 영화도 그렇고, 2년 후에 만들어진 마이클 J 폭스가 출연한 ‘Casualties Of War’의 경우도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잔인하고 무모한 행동에 대해 메시지를 던져 줍니다. 왜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직도 버티어 가는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로도 설명될 수 있고 혹은 도덕적 가치로도 설명되어 질 수 있습니다.
과거를 뒤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는 개인과 집단은 멸망의 수순으로 접어 들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과연 당신은, 당신의 국가는 도덕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깨어있지 않으면 권리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항상 깨어있는 시민이 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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