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강금원.
저는 전라도 부안에서 태어났지만 젊어서부터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했답니다. 그 당시엔 지방색이 대단했습니다. 말도 마세요. 그 편견과 냉대! 정치꾼들이 지방색을 부추겨 정치하던 그 시절, 망국적인 지방색이 절정에 달했던 바로 그때, 저는 아주 특별한 남자,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이익을 좇아 부나비처럼 떠도는 정치판에서 당선이 확실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를 팽개치고 ‘전라도당’이라고 눈길도 주지 않는 부산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바위에 계란 던지듯
지역감정에 도전하는 ‘무모하고도 허술한 이상주의자’인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며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깨야 나라가 살겠구나’ 생각했는데 그 무모한 남자와 무한한 정서적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정치인을 키우고 싶어 제 발로 그를 찾아가 후원인을 자청했습니다. 당신을 돕고 싶다고.
제가 인재를 보는 눈은 있지요?
자신의 영달이 아닌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채워주는 게 정치다’ 라고 말하는 그 정치인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모든 사업가가 그러하듯 이익창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제법 탄탄한 사업체들을 일궜습니다. 지나고 보니 하늘이 제게 많은 물질을 주심이 ‘이때를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남자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고 강금원 회장이 노무현을 만났던 계기와 추억을 남긴 글입니다. 그리고 노통이 서거하자 교도소에서 잠시 나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당신의 뜨거웠던 삶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힘든 고통도 나누려 했습니다."
한국 정치판을 더럽게 만드는 정경유착, 부정부패를 잘 알고 있던 강금원이 노무현을 알게 되면서 그의 정치적 부담감을 다소나마 덜어주고자 노력했던 강금원 회장의 별세. 자신은 병으로 아파하면서 죽을 때까지 함께했던 그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상식적인 세상, 공정한 세상을 어찌 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슬픕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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