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고 선동은 용기를 전염시키는 것이다. 군사독재시절에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범죄였고, 용기를 전염시키는 것이 감옥에 가는 이유였다. 지금도 일부 그런 거 같다.”
일부 시민이 '선동' 이란 단어에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는 판단에
유시민이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 했던 말을 싣었습니다.
나꼼수에 대한 백지연의 끝장 토론이 ‘대안 언론인가 선동적 매체인가’ 라는 선정적인 타이틀을 내걸었을 때부터 또 편향적인 토론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대방 수구 쪽 시민패널들을 기꺼이 수용하며 참여한 정봉주의 대담함은 존경해 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끝장토론의 큰 문제는, 시민패널들의 자질이 백토보다는 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유시민의 끝장토론 때부터 느꼈지만, 더 많은 공부와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함에도 향상된 것은 없었습니다. 여전히 그들은 방송사의 의도대로 선정적이고 도발적인 질문과 억지논리와 비논리적인 태도로 상대진영에게 강요를 하려고만 했었습니다. 토론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지 강요를 하면 안 되는 것이죠.
또한 길을 걷다가 지금 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을 만날 확률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더 할 겁니다만 이 프로그램은 강재천을 길거리에서 만나 찬반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벼락맞아 죽을 확률계산을 뒤집어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조작편집이 아니고서는 이런 꼼수를 부릴 수는 없겠죠.
처음 22대 18이라는 찬반으로 시작된 나꼼수에 대한 토론은 대략 네 가지 사안으로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쟁점만 본다면 조중동에 대한 비판의 굿을 벌이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란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봉주의 꼼수는 먹혀 들어갔고 의도대로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팩트에 근거하지 않는 선정적인 의혹제기
2.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파급효과
3. 정봉주의 국회의원 출마로 인한 선거법 위반문제
4. 장래의 미디어 역할과 방향성
정봉주의 상대 패널로 나온 한날당 배은희의 얘기를 들으면서, 현재 해체되어야 할 운명에 빠진 한날당과 수구세력은 절대 변하지 않을 집단이란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토론이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논리는 나경원이 상대방을 고소한 것은 그녀가 떳떳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박원순이 고소를 하지 않는 것은 마타도어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해괴한 논리에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인격자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그녀의 언론관과 정봉주의 언론관이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일까 괴리감만 깊어 갔습니다.
군사독재, 민주정부 10년 그리고 현재까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기존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여론을 조작하고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드러난 사실입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여론조작을 하고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았던 수구언론이 사실로 드러난 거짓 사안에 대해서는 신문 하단 조그만 박스로 정정보도만 했을 뿐이지 당사자에게 남긴 깊은 상처는 영원히 지울 수가 없을 겁니다. 때로는 진실인 것처럼 아직까지도 마타도어 도구 노릇을 하기도 합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으면 언론은 위축되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언론이 추구하는 편집권의 독립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 언론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은 협소해질 수 밖에 없고 기자들은 올바른 뉴스보다는 위로부터 찍어 내리는 명령에 자신의 안위를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수구세력은 적당히 타협하고 양비론적인 제도권 언론의 기사를 보면서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경향은 그들의 바램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무모한 도전을 하고 싶지 않은 그들에게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신속한 정보가 넘치는 SNS시대에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의 방식을 벗어난 과감한 진행으로 사실을 전달하는 나꼼수 같은 대안언론의 탄생은 필연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봉주는 기존언론이 중립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른쪽에 기울어져 있는 저울추의 균형을 나꼼수가 맞추어야 하지 않겠냐는 겁니다. 기존언론의 편파적인 태도는 대중으로부터 당연히 멀어지게 되어 있고 탄생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팝캐스트 나꼼수의 도약은 대중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며, 기존언론을 두렵게 만든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내내 보면서 두려웠던 점은 수구 쪽 시민패널로 참가한 한 아이의 비 논리적인 발상이었습니다. 앞서의 블러그 글에서도 밝혔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한마디로 한날당의 부정선거를 이긴 서울시민의 대승리였습니다만 이런 점을 무시하고 도덕적 가치를 정봉주에게 들이댈 때, 과연 저 아이가 세상을 살 만큼 살았을 때 우리나라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보수와 진보는 시대에 따라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발걸음 차이일 뿐이지 도덕적 가치를 상실하게 되거나 시대에 역행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가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강요를 하는 행위는 참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 아이의 비 논리적인 강요를 여기서 언급 하는 것 조차 불편합니다. 나꼼수의 영향력이 커졌으므로 룰을 지켜야 된다는 그 아이의 논리는 기존언론이 역사적으로 자행한 잘못된 관행을 보지는 않고 결과만 본다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 드렸듯 수구 시민패널들이 진보진영에게 비판하거나 중도적인 집단을 끌어들이려면 더 공부를 하고 나와야 된다고 겁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20위권을 차지하던 언론의 자유가 현정부 들어서면서 70위권까지 추락했음에도 기존의 조작언론집단은 부끄러운지 모르고 자신의 안위만 챙기기에 급급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봉주는 시대에 역행하는 틀로 언론을 규제하면 안 된다 라며 기존 언론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한다면 나꼼수 같은 존재는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토론 말미에 언급된 것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0조(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 토론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후보자의 출연을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봉주가 국회의원에 출마를 한다면 나꼼수를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는 수구패널들의 입장과 계속 진행을 해야 된다는 진보진영의 충돌이었습니다. 물론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입법부에 들어가 정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사실 팟캐스트가 언론이냐는 판단은 선관위로부터 어떤 해석이 내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선거일 전까지 출연을 해도 현재로서는 선거법에 위반사항이 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정봉주 또한 bbk 명예훼손 사건으로 1심, 2심에서 징역 1년 선고를 받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몸은 아닙니다.
그가 끝장토론에서 예를 든 미국의 명예훼손 판례는 미 연방대법원이 1964년 게리슨 대 루이지애나 사건을 말하는 것 같은데, 당시 미 대법원은 "공직자는 엄격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명예훼손의 피해자로 인정되어야 한다" 라는 유명한 판례를 남겼었죠. 사실 미국에서는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한 법은 민사소송으로만 남아있지 형사법은 사장된 법이기도 합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미국 내 14개 주에 남아 있기는 하나 현재는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봉주도 얘기 했지만 OECD 국가 중 형사상 명예훼손죄가 남발되는 나라도 우리나라가 유일할 겁니다.
사실 여태껏 정봉주에 대해서 언급을 회피했었습니다만, 그가 성찰을 요구하는 좀 더 깊이 있는 철학을 가진 정치인이 되었으면 하는 겁니다. 대중으로부터 인기가 없던 참여정부 말미에 그가 내 뱉었던 말과 경솔한 행동을 많은 이들이 기억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화살이 되어 돌아 올지도 모릅니다. 대의를 저버리고 대세를 따르는 유혹은 어쩔 수 없는 정치인의 운명이기도 하겠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따르는 지지자 또한 많아질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 전, 고건, 정운찬을 내칠 때 많은 이들이 비난했지만, 지금에서야 대중은 그의 진정한 의도를 읽고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반대편으로부터의 공격보다 같은 편으로부터의 공격이 상처가 오래 가는 겁니다. 그것도 오랜 세월도 아닌 불과 4년 전의 일입니다. 때로 정치인은 기다릴 줄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서, 제발 정봉주도 훗날을 보고 도약하는 좋은 정치인이 되어 우리나라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으면 합니다.
정봉주 1:129(한날당) 의 전설
2007년, bbk 특검법안에 반대하는 129명의 한날당의원들을 향해
비장한 각오로 돌진했던 정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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