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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from New York

멜랑콜리아 Melancholia-우울증이 가지는 위험성



‘라스 폰 트리에감독의 멜랑콜리아
Melancholia’를 감상하려면 그가 2009년에 만든 안티 크라이스트 Antichrist’ 정도는 챙겨 보셔야 그의 영화세계를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트리에 감독은 만덜레이’ ‘도그빌등의 영화에서도 주로 인간의 더러운 군중심리, 집단이기주의의 횡포, 인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섬세하고 잔인하게 표현 했습니다. 예전에 안티 크라이스트를 보면서 트리에감독이 혹시 김기덕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지 생각도 했지만 이들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대중에게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는감독들도 없을 겁니다.
나보고 어쩌라고 하는 식. 너나 잘하세요 라는 태도. 쉬크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지난 칸느 영화제 때 히틀러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중에게 불친절 하면서도 인기 감독이라는 것입니다.

 

안티 크라이스트에서 샬롯 갱스부르가 자신의 성기(클리토리스)를 가위로 잘라내는 장면은 김기덕의 영화 에서 희진이 자신의 자궁에 낚시바늘을 집어 넣는 끔찍한 장면을 연상케 하고, 샬롯이 남편 윌리암 데포를 도망가지 못하게 그의 다리를 드릴로 뜷어서 무거운 쇠를 달아 놓는 장면은 에서 희진이 배에 구멍을 만들어 현식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거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김기덕이 부처상을 끌고 산 위로 올라가는 고행장면이 스치듯 생각났습니다.

 

그만큼 충격적인 영상 때문에 둘은 시사회 때 말도 많았고 대중에게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는 닮은 점도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점이 있다면 김기덕이 트리에보다 10년은 먼저 욕을 얻어 먹은 선구자라고 할까요? 아무튼, 트리에 감독의 이런 배경을 아시고 멜랑콜리아를 보셔야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영화세계를 이해하시리라 판단합니다. 모르는 분들은 아마도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하거나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상당히 무료하게 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을 보내실 겁니다.

 
트리에 감독이 전작에서 우울증, 싸이코패쓰등 인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묘사하면서도 치유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다면 멜랑콜리아’이 영화는 행성충돌이라는 가설을 세워 인류가 최후에는 우울증이라는 세기말적인 정신상태로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묘사했다고 할까요? 실제로 우울증은 현대사회에서 고령화가 진행 되어가면서 암 보다도 심각한 질병으로 보고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OECD 국가중에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통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회라는 집단에 속해있는 인간에게는 감정의 기복이 심한 불안증세를 유발하는 우울증, 조울증 같은 증세가 다른 사람, 다른 조직에게 많은 악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많은 실험결과로 확인된 사실이죠. 영화 크래쉬를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이 우울 하거나 기분 나쁘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 행동은 자주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집단이기주의로 인격을 살인하고 소설을 써대면서 인간을 아무렇지 않게 매장하며 환자를 만드는 분위기는 사회 이곳 저곳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환자들은 또 다른 환자들을 양산 시키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모른 채, 도덕적 가치를 스스럼없이 말하면서 집단이기주의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불면증, 자살 등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병인 우울증이나 조울증에 대해 당신도 지인들과 대화의 폭을 넓히던가, 한번쯤 전문의와 상담 정도는 받고 타인이나 조직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이 많은 인간이라는 동물은 파티나 혹은 섹스가 끝나면 허무해지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듯, 인간의 삶 중에서 가장 행복해야 될 결혼식에서 자신의 남편과 첫날밤을 보내지 않고 부하직원과 골프장 벙커에서 섹스를 한다든지, 우울증을 떨쳐 버리려고 밤새 춤을 추고 술을 마셔도 행복하지 않음은 내면에 숨겨져 있는 우울증이라는 놈이 계속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겠죠. 트리에는 이 영화에서 인간내면에 숨어있는 불안한 심리증세는 세상이 끝나야 이 고통이 사라지리라 표현했을 겁니다. 그래서 멜랑콜리아라는 큰 행성이 지구를 삼켜버림으로 해서 고뇌에 가득 찬 인간이라는 종족의 고통을 없애버리려 시도했으리라 판단합니다.

 

몇 시간 후에 죽음을 앞 두고 대처하는 영화 속 인간의 자세도 가지각색입니다.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를 심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과연 있을까?), 충격을 덜 받기 위해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정사를 나누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만 분명한 것은 죽음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도 각자 자신들의 죽음을 다른 방법이지만 그렇게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결국은 자신이 가졌던 부와 명예도 죽음 앞에 소용이 없다는 것이고 가진자가 누렸던 물질의 풍요로움 또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물질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그것도 모자라 약자의 것을 서슴지 않고 뺏으려고 합니다. 나눔의 정신도 없고 오로지 자신만이 살려고 발버둥칩니다. 물질도 죽음 앞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임에도 깨닫지 못 합니다.

 

삶이란 고통자체일지도 혹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문맥에서 보자면 이번에 개봉된 ‘The tree of Life’라는 영화와도 관련이 아주 조금은 있습니다만 트리에와 테렌스 맬릭의 영화세계를 모르는 분들은 두 영화를 보고 비슷한 놈들일 것이다라고 쉽게 판단할지도 모릅니다. 둘은 성향이 아주 다른 감독이고 그들이 영화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세상도 다릅니다. 다만 멜랑콜리아삶의 나무의 아름다운 영상은 너무 닮았다는 것이죠. 브람스 베토벤 등 클래식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영화가 시작한다든지 부분적으로 끼어드는 천지창조 같은 종교적인 분위기의 영상이 비슷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멜랑콜리가 인간의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저지르는 무모함을 빗대어 지옥을 이야기 한다면 삶의 나무는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인류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며칠 후에 이 영화도 감상 평을 따로 남기겠습니다만 성격이 다른 두편의 영화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상은 볼만 합니다.

 

인간이 치유하지 못하는 질병은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뒤 돌아 보면 인간에게 위험한 질병은 신체적인 질병보다 우울증 같은 정신적 질병이라서 인간 혹은 조직 사회, 문화 등 여러분야에서 서로를 분열시키고, 파괴하고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임에도 우리는 깨닫지 못합니다. 그 점을 트리에는 '멜랑콜리아' 행성을 비유해서 인류를 멸망시켜 버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과거를 뒤돌아 보고 깨닫지 못하면 죽음 뿐이다 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내 준 것 아닐까요?

이른 아침의 눈부신 햇살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옳은 판단을 내릴 수가 있을까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을 가져야 함에도, 정신이 불안한 인간들은 멜랑콜리같은 존재가 되어 이상한 논리로 끈임없이 사회를 분열시켜 상식적인 세상을 파괴하려고 합니다. 이념 논쟁만 해도 그렇습니다. 가족이라는 개념도 있을 것이고 조직이라는 개념도 있을 것입니다만 이런 부분을 서로 공유하고 인정하며 살아가야함에도 반대편이면 무조건 태클을 걸고, 같은 편이면 편파적인 시선으로 따라가는 이 못된 사고부터 버려야겠죠? 이를테면 기부문화와 정치문화를 구분하지 못하는 단세포적인 사고방식 혹은 각각 거주하는 곳이 다름에도 자신과 타인의 사회를 구분하지 못하는 그릇된 사고방식 등 내편이 아니면 적이다라는 이분법적인 태도 등 비교할 것은 너무 많습니다. 바이러스 같은 존재 '멜랑콜리아' 들이 있는 한 인류는 분열과 전쟁으로 위험해 질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트리에는 우리에게 경고하는 영화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말로만 떠들지 마시고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과 약자를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시도록.

 

PS: 요즘 쓰레기들 청소하느라 영화감상 평을 많이 못 남깁니다. 다음에는 브랫 핏, 숀 펜이 주연한 영화 ‘The tree of Life 삶의 나무’ ‘Crash 크래쉬등 남길 것입니다. 이 영화들이 주로 상식적인 세상이 무엇인가? 쓰레기들에게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많이 나오는 영화라 꼭 감상 평을 남기겠습니다. 아마도 절정은 ‘Crash 충돌이라는 영화감상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