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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from New York

Here After. 우리가 안고 살아가는 상처와 고통 그리고 사랑.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여기. 현재가 아닌 미래의 사후 세계는 어떨까?

 

얼마 전 미국에서도 의사의 사망 진단 후 72시간 만에 다시 살아난 사람이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잠시 죽었던 사후 세계에서 고통이 없었다라는 것이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고귀한 삶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멸시하는 것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의 삶은 고귀하고 존중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2005 6, 타일랜드에서 발생한 재앙 쓰나미로 잠시 사후세계를 경험한 파리, 프랑스 여자.

죽은 자와 대화를 하는(통상적으로 Reading) 샌프란시스코, 미국에 사는 남자.

알코올에 쩔어 사는 엄마와 갑작스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쌍둥이 형을 그리워 하는 런던, 영국에 사는 아이.

각각의 세 사람이 고통을 안고 상처를 치유하며 엮어가는 영화가 ‘Here after’.

이 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라는 영화에서도 영호의 엔딩 장면이 생각나는 분들 있으리라. 가끔 어디를 여행 갔다가 아 여기 한번 와 봤던 거 같은데?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었나? 한번쯤 와 봤을듯한 거리, 하늘, 바다, . 그런 경험들 한번쯤 가지고 있다면 사후 세계 혹은 전생에 나는 무엇이었을까 정도는 생각해 봤을 듯 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클린드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이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 온 영화지만 우리 내면의 좀 뭔가를 불러오는, 끄집어 낼 수 있는, 좀 아련한 뭔가가 그리운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한 영화다. 멧 데이몬의 액티브한 연기보다 내면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하지만 때리고 부수고 통쾌한 장면을 원한다면 이 글을 읽지도 마라.

 

조지(멧 데이먼)는 우연치 않은 사고로 인해서 리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죽었어야 했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아 죽은 자와 대화할 능력을 가졌다. 그래서 친한 형을 제외하고는 사람과의 친분을 유지하지 않는다. 그들의 사후세계와 그들을 알던 죽은 자의 모습을 떠오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받고 살아가는 그들의 세계는 그에게도 고통이니까. 조지를 위해 전문적으로 리딩 사무실을 차린 형을 멀리하고 그가 존경하고 그의 사고에 깊이 빠져 있는 소설가 찰스 딕킨스의 저택을 방문하고자 런던을 찾는다.

런던에는 타일랜드 쓰나미 사태로 연인을 잃은 방송국 앵커 출신 마리(세실 드 프랑스)와 마커스(프랑크 맥라렌)이 우연찮게 북 페어가 열리는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마커스는 엄마의 알코올중독으로 관계기관에 의해 억지로 입양되지만 그는 죽은 쌍둥이 형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다. 어쩌면 평생을 고통으로 살아가야 되는.

사후세계를 굳게 믿는 아이이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런던 지하철 테러사건 때 죽은 형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기 때문에 사후세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진 아이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으로 조지를 알게 된다.

이들 세사람이 어떻게 만날까?

 

마커스는 북 페어쇼의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양아들을 만나러 간 입양된 부모를 따라 갔다가 인터넷에서 본 조지를 보게 되면서 그의 호텔까지 찾아가게 되고,

마리는 타일랜드 쓰나미에서 생명을 건진 이후, 이유 모를 고통으로 방송국에 지장을 주게 되면서 담당자로부터 책이나 쓰라는 권유를 받고 데스크에서 밀려나 버린다. 자신이 경험한 쓰나미로 사후 세계를 책으로 발간하게 되면서 그녀는 런던의 북 페어에 참가하게 되고, 조지는 찰스 딕킨스의 저택을 방문한 이후 자신이 존경하는 소설가의 북 페어에 들렸다가 마리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전생에 연인이었을까?

조지와 마리의 만남에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아이가 마커스다. 그래서 이 세사람들은 서로 엮여서 영화를 만들어 간다.

 

사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수적이고 신을 굳게 믿는 영화배우 이면서 감독이다. 그런 그가 이 영화로 싸이 파이 영화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닐것이다. 사후 세계를 굳게 믿는 것은 그가 늙었음을 말하는 것 아닐까?

아무튼 전생과 사후 세계를 믿는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을 스스로 위로 하는 건 아닐지?

현재 세상은 많은 사람을 죽이고, 죽음에 이르게끔 하는 악마들이 존재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