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카르노는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위해 무력투쟁을 하다 네덜란드 군에 체포당해 장기수로 복역 중 일본의 침공으로 군정에 협력하는 대가로 풀려납니다. 1945년 서방 연합군의 승리로 독립의 기쁨도 잠시, 네덜란드에 재점령 당해 4년여의 독립투쟁을 다시 벌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1949년, 제네바조약의 헤이그협정 추가조약에 의해 독립과 더불어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이 되면서 지금까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무능한 수카르노 정권은 경제정책의 실패와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등으로 1965년 대다수 국민의 반발을 불러와 공산지지세력(PKI)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됩니다. 인도차이나 반도를 공산화하려던 중국(당시 중공)은 PKI세력에게 무기원조를 해주고 무력으로 수카르노 정권을 전복시켜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공산화 시키려던 인도네시아 최대 위기의 시기였습니다.
영화 ‘웨이 백, The way back’,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를 감독한 피터 위어가 1982년 만든 ‘가장 위험한 해, 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는 무능한 수카르노 정권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시대 상황과 이념으로 양분되어 냉전시대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1965년의 인도네시아를 배경으로 우익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PKI 공산세력을 제압하기까지 20여일 간의 과정을 긴박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거운 주제의 내용은 아닙니다. 호주기자로 나오는 풋풋한 20대 중반의 멜 깁슨과 영국대사관의 무관 부하로 나오는 시고니 위버의 달콤한 러브라인이 어느 정도 이 영화의 긴장감 있는 내용을 느슨하게 버무려주기 때문입니다.
로빈 윌리엄즈가 러시아(당시 소련) 서커스 단원으로 출연하여 미국의 순회공연 도중 망명하는 내용을 코믹하게 담은 영화 ‘Moscow on the Hudson’, 광주민주화 항쟁을 다룬 비디오와 더불어 어린나이에 미국에서 충격으로 받아 들였던 영상 중에 하나입니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언론이 통제되던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접하므로서 보다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인간은 소수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뜯어 고칠 수 없을 때 절망하고 자신을 버리기도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것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후손을 위해 사회의 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도덕적 가치를 선택한 미래보다 과거,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를 다시 선택한 51%의 국민에게 절망하는 저의 모습은 문재인을 지지했던 세력이 좌절속에 겪고 있을 현재의 자화상일지도 모릅니다.
박정희에 이어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 군사정권의 언론통폐합과 보도지침은 진실된 정보를 통제하여 왜곡된 정보를 국민에게 심어주어 독재정권의 정권유지 수단으로 사용했고 언론을 장악한 이명박정부에 의해 계승 발전되어 이번 대선에서도 과거 60여년 전에 벌어졌던 이념투쟁과 왜곡된 정보는 국민에게 먹혔습니다.
주류언론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라는 과거세력을 미래세력으로, 이명박 보다는 노무현을 단죄하는 희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언론통제와 보도지침을 내렸던 언론탄압의 비극적인 일이 현재까지 벌어져 대선은 수구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대국민통합을 내세운 박근혜의 사기전략은 51%의 국민에게 먹혔고 48%의 국민을 향해 좌파 선동 등으로 망언을 서슴치 않던 윤창중을 인수위 대변인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조중동으로 불리는 주류언론은 박정희와 박근혜의 인사정책이 흡사하다 라며 오늘도 열심히 빨아주고 있습니다. 이 불편한 현실을 보고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요?
영화에서 사진기자 빌리(린다 허트)는 함께 일하는 가이(멜 깁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인도네시아의 비극적인 사회의 모순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런 말을 해 줍니다.
“중요한 건 사진이 아닙니다. 의미가 중요하죠. 인간의 욕망은 연기나 먼지처럼 영혼을 더럽힙니다”
수카르노를 존경했지만 무능해져 가는 그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목숨을 던져야 했던 빌리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습니다. 많은 걸 가졌음에도, 충분히 강자가 되었음에도 약자의 것을 빼앗으려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이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이 그랬고 지금의 정부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돈이면 장땡이란 사고는 국민의 뇌리속에 박혀져 이 사회에 더 이상의 도덕적 가치는 바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되돌아 보지 못해 반복되어 일어나는 불행한 역사에 전진이 있을까요?
대선 이전 민주당의 지루한 소모전이 대선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잘났다는 민주당의원들이 하나 둘씩 대선 패배요인에 대해 한마디씩 하고 있습니다.
물론 패배분석도 중요하지만 현싯점에서 각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지 누구를 비판하고 재갈을 물리는 행위는 적절하지 않겠죠. 통합을 위한 분열이 되어야지 갈등을 위한 분열은 진보세력의 미래가 보장되지 못합니다. 스스로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지 못한 채 이해찬과 박지원의 손목을 붙들어 매고 전술적, 전략적으로 새누리당의 허위공작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패배요인임에도 이들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선 이후 비노의 친노 비판에 탁현민은 일부 민주당의원들이 진정으로 대선승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는지 사실에 근거해 비판했습니다. 물론 야권이면서 문재인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 세력도 분명 있을 겁니다. 어쩌면 전두환의 녹화사업 같은 쇄뇌공작에 감염된 프락치같은 세력이 민주당내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만 저의 대선패배요인 분석 글에서도 밝혔지만 2%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야권으로서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그 2%를 채우려면 도덕적 가치를 버리고 새누리당처럼 뻔뻔해지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죠.
대선 패배 요인은 한마디로 절반 이상의 국민이 도덕적 가치보다 돈을 선택했기 때문 아닐까요?
권력의 맛을 안 자들이 말로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를테면 인간의 잘못된 심리를 치료해주고 옳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심리학자에게 권력이란 도구를 손에 쥐어 주고 권력의 맛을 깨닫게 했을 때 과연 초심으로 돌아가 환자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죠. "인간의 욕망은 연기나 먼지처럼 영혼을 더럽힌다” 이 말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겠죠.
개혁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지 소수의 힘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앞서 저의 경우를 말씀 드린 것처럼 다양하고 진실된 정보를 접하면서 스스로 깨어나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다양한 정보가 넘치는 소셜 네트웍 시대에 진실보다 왜곡된 정보,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획일적인 사고, 도덕적 가치보다는 물질을 탐하는 군상들이 있는한 개혁은 쉽지 않으리라 판단합니다. 민주당의 찌질한 정치인들이 서로 네탓 발언 이전에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정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격은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다는데, 좋은 국민만이 좋은 대통령을 가질 수 있는 것이겠죠?
이젠, 2013년이 열리고 있습니다. 보다 더 희망적인 시대가 도래 했으면 합니다. 저의 블러그를 찾아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새해에는 보다 더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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