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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emocracy

송호창의 선택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당선된 송호창의 안철수 캠프 합류는 언론과 소셜 네트웍을 매우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시, 박원순의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총선에서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그의 구호를 기억하신다면 충격 받을 일도, 실망할 일도 없습니다. 계파정치가 뿌리깊게 존재하는 한국정당 구조에서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일관되게 안철수를 두둔했던 그가 이제부터 공개적으로 안철수를 위해 일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라는 것이죠. 더군다나 정치꾼을 혐오하고 시민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그로서는 당연한 이동이라고 봅니다.

 

이를 두고 대선 전날까지도 노무현의 단일화를 인정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배신의 정치인, 철새의 정치인으로 많은 비판과 조롱을 받는 김민석을 비교합니다만 아직은 야권단일화도 성사가 안되었고 송호창이 일관되게 걸어왔던 삶만 보더라도 김민석과 비교하기에 이릅니다. 또한 박선숙과 송호창의 안철수캠프 합류가 야권단일화를 그르친다는 상상은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정치판의 가장 큰 모순이 정당 내 계파정치라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같은 편이라도 지지지가 갈리면 서로 적이 되어 저주를 퍼붓는 관행의 정치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진보진영의 주장이  아래서부터 위로 공천이 이루어지는 정치개혁이었고 지난 날 그런 이유로 유시민의 참여당과 민노당이 합당했지만 결국은 지난 총선에서 발생한 부정경선이 원인이 되어 서로 저주를 하며 헤어졌습니다.

 

누누이 말씀 드리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에 기본적인 도덕적 가치가 없다면 그 정당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진보정당 조차 도덕적 가치 없이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 라는 승부근성과 적도 동지가 될 수 있다는 후진적인 발상, 진보를 가장한 정치꾼들과 일부 지지자들의 왜곡 선동질은 당연히 정당의 해체를 불러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 간판을 아무리 바꾸어도 쓰레기들을 걸러내는 자체정화력도 없는 진보정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지도자가 좋아도 지지자들이 썩었다면 이탈하는 세력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한계점에 도달할 수 밖에 없겠죠. 물론 아직도 메카시적 이념으로 틀에 가두고 룰을 만들어 강요하고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부 진보론자들의 비틀어진 모습은 한국정치만이 가진 불행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인권변호사를 지낸 송호창은 이런 정당의 모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뿌리 박힌 계파정치를 혁신하기에는 한계점에 이룰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안철수캠프로의 이동은 당연했던 것이죠. 물론 문재인, 안철수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군사쿠데타처럼 국민을 억압해서 한 순간에 개혁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진보도 아닌 안철수가 5년간 급격한 개혁을 이룬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혁을 요구하는 냄비근성의 지지자들이나 진보론자들에게 훗날 친노주의자들처럼 노빠로 매도 당하며 상당한 비판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정치인이나 진보론 자들은 자신의 도덕성은 감춘 채, 노빠들이 항상 문제라는 말로 노무현을 조롱합니다. 노무현이 대학만 나왔어도 한국의 정치사는 바뀌었을 것이라는 말도 있듯, 능력이 우선시되는 사회보다 기본적인 도덕성도 없으면서 오로지 학연, 혈연 그리고 지역감정을 담보로 인맥을 중시하는 정당의 역사가 현재까지 통한다는 말이겠죠. 물론 개념없는 극성적인 '빠'가 '까'를 양산하기도 하지만 신뢰보다는 의리를 중시하는 풍토에서 정치인이나 지지자들이 비도덕해도 지지를 보내는 대한민국이 가진 특수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어느 누가 단일화 후보가 되든 어느 지도자에게나 공과는 있을 것이고 신이 아니기 때문에 개혁을 한 순간에 이룰 수는 없습니다. 송호창도 인권변호사를 지내면서 약자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정치인의 길로 접어 들었고 많은 고민 끝에 안철수 캠프로 이동했으리라 판단합니다.

 

그가 여태껏 걸어온 길이 강자를 위했던 길은 분명 아니었기 때문에 그의 의사를 존중합니다만

훗날 배신의 정치인이라는 말을 듣는 인물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