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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from New York

Money Ball-변화는 시대적 요구



영화 ‘Up in the air’에서 George Clooney 가 연기했던 비행기 탑승요령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이해를 하시겠지만, 간단하게 탑승하던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는 것은 그만큼 2001년의 911 테러가 미국인의 삶을 송두리 채 바꾸어 버려, 미국사회전반에 걸쳐서 더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고통시스템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겁니다.

 

가령 운전면허를 갱신하기 위해 DMV(차량 국)을 갔을 경우, 짧게 소요되던 시간이 반나절에서 하루 종일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분확인을 이유로 사진이 들어 간 패스포드는 필수이고, 소셜카드, 주거지 주소가 들어간 유틸리티 메일까지 조사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군소리 없이 기다려야 하고 항시 대기하는 경찰은 모든 사람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번득입니다.

 

그만큼 911의 전례를 밟지 않겠다는 이유로 고통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신분이 합법적이지 못한 체류자들은 경범 사안임에도 억울하게 추방을 당하기도 합니다. 인권단체의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단순한 실수 하나 때문에 추방당하는 불법체류자는 매년 증가하고,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동조로 추방대상자는 해가 거듭할수록 꾸준히 증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진보성향의 민주당 대통령을 가졌음에도 911의 충격파는 보수 강경파의 입김이 커질 수 밖에 없었고, 진보적이었던 미 이민제도가 멈출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대 테러 명분으로 각자의 삶은 대단한 인내심이 길러야 합니다. 희망적이라면 미 사법부가 무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인권사태마다 사회정의를 위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 준다는 사실입니다.

911 테러 다음 해, 

미국야구 역사상 전후 무후한 대기록 20연승을 세운 오클랜드 에이스의 단장 빌리 빈의 등장은 미국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습니다. 안정적이고 풍요롭게 살아가던 미국인들, 삶의 방식에 고통이 가중되면서 새로운 인물의 지도력이 절실해졌습니다. 빌리의 등장은 지난해를 생각하고 반성하며,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에서 미국인처럼 많은 영웅을  가진 나라가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TV나 만화로 수 없이 봐왔던 슈퍼맨, 배트맨 등 미국의 영웅은 손으로 세어도 넘칠 정도로 많습니다

 

스포츠는 전통을 중시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그래서 여론을 중시하지 않고 변화를 바라지 않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영화 ‘Money Ball’에 등장하는 야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태껏 중시해 왔던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하는 집단과 새로운 경영방식을 심으려는 집단의 대결은 수십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스트라이크 존 판정, 홈런, 안타임에도 잘못 판정이 날 경우를 대비해서 비디오 판독을 하자는 여론에도 심판을 늘려서라도 전통을 고수하려는 미 심판협회의 태도는 무식하리만치 전통적인 룰을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전통을 내세워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다수의 미국인은 새로운 방식의 경영으로 야구 역사에 20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빌리 빈의 스토리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를 주제로 한 책 머니 볼 Money Ball’이 아마존에서 수년간 베스트셀러로, 영화에서는 대 흥행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던 이유는 911테러 다음해에, 미국인에게 여론을 보다 더 중시하고, 보다 더 합리적인 새로운 Leadership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장이 데리고 있는 스카우터들의 경험과 안목도 중요합니다. 입질할 선수의 여자친구가 미녀일 경우 자신감을 가진 인물이라는 선입관(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은 선수 개개인의 자신감이 승리의 바로미터라는 스포츠 계의 당연한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빌리(브래드 피트)는 상처 받았던 자신의 트라우마를 바탕으로 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하여 결론보다 과정을 중요시 하는 경영기법을 도입합니다. , 데이터로 선수를 평가하고 유 무명 선수를 떠나서 데이터로 검증된 선수를 믿자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입니다.  

 

빌리가 고교선수로서 당시 최고액의 스카우트 금액을 받고 뉴욕 Mets에 지명되어 4년간 마이너에서 절치부심하다가 메이저에 데뷔한 해가 1984년입니다. 보스톤 레드삭스 1루수의 알까기로 1986년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할 당시, 뉴욕 메츠는 드와잇 구든, 대릴 스트로베리 등 막강한 투타를 보유한 강 팀이었습니다. 일례로 드와잇 구든이 최동원이었다면 레드삭스의 클레맨스는 선동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던 시대였습니다. 그런 팀에 그가 고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는 것은 장래가 촉망되는 훌륭한 선수였다는 것입니다

 

메츠의 4번 타자 스트로베리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되리란 스카우터들의 예상과 달리 빌리는 저니맨으로 떠돌다가 불과 9년 만에 오클랜드 에이스에서 은퇴를 합니다. 대학을 갔었다면 풋볼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었던 그의 삶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믿음으로 계속 그의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빌리는 선수를 감(Feel)으로 스카우트하는 전통적인 전례를 무시해 버리고 데이터를 이용한 스카우트 시스템과 경영방식으로 무모한 도전을 합니다.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시스템으로 도전을 할 경우에 전통적인 보수집단의 반발은 역사적으로 있어 왔고 그도 거센 반발을 받습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오클랜드 에이스가 오합지졸의 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고, 야구를 잘 안다면 다른 팀보다 거액의 배팅, 투자를 않았을 뿐이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선수를 배출한 강 팀입니다. 도루의 천재 릭키 핸더슨, 홈런 타자 호세 칸세코, 마크 맥과이어, 미구엘 테하다 등을 배출한 명문 팀이고 월드시리즈 3연패를 달성한 팀이기도 합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습니다만,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도 과거를 한번 되짚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저는 항상 글을 남기면서 많은 이들이 과정보다 결과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면 아쉽다는 글을 남깁니다. SNS에서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쉽게 분노하고, 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냉정 하자고 역설합니다.

 

만일 빌리가 메이저리그를 선택하지 않고 스탠포드 대학에 진학했었다면 그의 인생 또한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대부분의 미국학생들은 2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하기 때문에 풋불에도 능했던 그가 유명 쿼터백으로 족적을 남겼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대학생활 중, 다양한 인생경험과 소중한 가치를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학교보다 메이저를 선택했던 상처가 혹은 선택이 그에게는 남다른 인생철학을 심어주었고 진보적인 경영철학으로 미국 야구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2001년은 911테러 충격으로 미국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안겨 주었던 해입니다. 만일 빌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고어가 승리를 했다면 미국의 역사 또한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부시의 강경외교로 인해 무수한 난관에 처했던 한미외교관계도 민주정부와 더불어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을지도 모릅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현재도 인디언 땅 따먹기 식 선거라고 조롱을 받는 미국 선거제도의 맹점으로 고어는 부시에게, 득표수에 이기고도 선거인단 수에 패배한 대선후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은 그가 덜 똑똑했거나 말을 능수능란하게 하지 않았다면 승리했으리라 진단합니다. 그만큼 덜 떨어진, 덜 똑똑한 부시의 승리였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 911 테러의 여파로 부시가 이외의 인기를 누리면서 미국의 역사를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만 뭔가 잘못되어 가고있다고 미국민이 판단했을때 잘못된 정책을 되 돌리기에는 세월은 이미 8년을 넘겼다는 겁니다. 결국은 부시가 저지른 잘못된 정책의 오류를 바꾸어 놓겠다는 공약(Hope and Change)으로 오바마가 흑인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떤 과감한 결정을 내릴 때 동기부여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빌리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아트 하우 코치(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와 대화를 시도하지만 코치는 고유권한을 내세워 따르지 않습니다. 거스르는 코치를 응징하기 위해서 단장이 사용할 수 있는 칼은 선수 트레이드밖에 없습니다
팀이 와해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 코치를 응징하기 위해 빌리는 과감한 결정은 합니다. 팀 내의 중추적인 선수들까지 트레이드 시켜 버립니다.  

물론 그를 끝까지 믿어주는 구단주가 있고, 믿고 따르는 부하가 있어야 됩니다. 이를테면 데이터를 중요시하는 예일대 경제학 출신 피터(요나 힐)의 경우입니다. 빌리는 피터의 안목과 그의 데이터를 믿고 있고, 피터는 데이터 상으로 잘못된 결정이라 하더라도 그의 확고한 경영철학을 믿고 따릅니다. 그러기 위해서 상호간에 서로 많은 격론과 솔직한 비판기능이 살아 숨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막무가내로 부하직원에게 따르라는 강요만치 무능한 리더는 없습니다. 피터가 빌리의 말을 따르는 것은 그만큼 부하의 의견을 존중하고 솔직한 비판으로 잘못된 결정을 조언하며, 서로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세력들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결론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태도.

 

영화 머니 볼같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개혁을 방해하는 수구세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 진보세력은 서로 각을 세우고 편을 갈라 싸우지 말고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해가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합리적인 결과를 내 논다면 그처럼 좋은 결과물도 없을 것입니다.

 

얼마 전, SNS에서 상식이란 단어를 그렇게 깊고 어려운 단어로 설명하고, 해괴한 논리로 대응하는 진보를 표방한 일부 인물들에게 실소를 금치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도대체 상식이 무엇인가요? 상식은 상식일 뿐입니다. 당신의 주위에 있는 초딩에게 물어 보십쇼.

우리가 많이 표현하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 함은 무엇을 말 하는지요?

 

반칙하고, 거짓말하고, 약자를 괴롭히고, 약자의 것을 뺏고, 도의를 져 버리는 모든 것이 상식을 벗어난 행동입니다만 그 쉬운 말을 논리적으로 어렵게만 설명하고 어려운 단어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대중이 진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왜 못 하는지 답답합니다. 진보세력이 신적인 지도자를 찾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변화를 바라지 않는 집단은 수구세력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시대의 비 논리적인 언어를 동원해서 변화를 바라지 않는 진보라면 차라리 진보를 포기하는게 상식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은 변해 가는데 과거에 얽매여서 집착한다면 수구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길을 걷다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있던 한 사람이 당신에게 예수를 믿지 않아서 벌을 받은 것이다 라고 한다면 어떻게 대응하실 겁니까?

보다 더 여유롭게 생각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으면 합니다.

2012년 새해에는 보다 더 여유롭고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건승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