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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from New York

굿나잇 앤 굿럭-메카시즘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김용민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 메카시즘으로 불려졌던 조셉 매카시 연방상원의원의 빨갱이 리스트 논란으로 서로 반목하고, 스스로 사상검열까지 할 정도로 미국사회를 일대혼란에 빠트린 미국정치역사상 치욕적인 커다란 사건이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 영향은 우리나라의 빨갱이(Reds) 이념논쟁으로 고스란히 남아 진보개혁론자와 정적을 묻을 때 이 논란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당시 2차대전이 후 1950년 초반, 미소 양축으로 갈라지는 냉전시대로 접어들고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메카시가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공화당지지자 모임에서 언급한 빨갱이 리스트에 대해 의심이나 검증을 하자는 사람이나 조직이 없었다는 겁니다. 러시아(당시 소련) 스파이가 미국의 핵 정보를 빼돌려 이미 핵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각 정부기관에 스파이 및 공산주의자들이 있다는 그의 발언을 기정사실처럼 믿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메카시는 자신의 정적이나 자신의 논리에 배치되는 인물은 공산주의자로 매도하여 찰리 채플린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을 연좌제, 감금, 고문 및 해외로 추방시켰습니다. 심지어는 아이젠하워 대통령까지 공산주의자로 매도했습니다.

 

세월이 60여 년이 흘렀음에도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아주 비슷하지 않습니까?

 

돈키호테 같이 두각을 나타내고 싶었던 한 정치인의 잘못된 메카시 열풍을 그 누구도 파헤치지 못할 때, 영화 ‘Good night, and good luck’은 이 사건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고자 메카시와 맞섰던 CBS의 시사 프로그램 ‘See it now’의 앵커 에드워드 머로와 그 팀의 이야기입니다. 타이틀 굿나잇 앤 굿럭은 프로그램을 마칠 때, 머로의 인사 멘트 였습니다. 그리고 골수 민주당원 조지 클루니가 감독하고 피디역으로 출연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국민 스스로 사상검증을 하게 만든 이 메카시 열풍 때문에 머로 팀은 많은 난관에 봉착합니다. 공산주의자로 매도 된 가족들은 연좌제로 고생하였고, 이런 일을 파헤쳤던 머로 팀은 사회로부터 빨갱이로 의심받기도 하여 같은 팀의 일원이 자살하는 사태까지 겪게 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회는 편파적인 자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들이 많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당시 미국에도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던 조중동과 같은 언론이 있었고 현재도 있지만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등 주류언론들은 머로 팀을 지지하며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실체에 접근할수록 메카시 리스트의 허술한 점이 노출했고 결국은 언론의 진실접근으로 미 국민은 사태파악을 하게 됩니다. 결국 의회에서 메카시에 대한 비난 결의안이 통과가 되기에 이릅니다.

 

항상 누누이 강조하지만 올바른 사회정의를 위해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오너의 뚜렷한 철학도 있어야 하지만 편집권의 독립이 보장되지 못하면 독자에게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힘있는 자에게 굴복하여 권력의 도구로 이용된다면 진실은 왜곡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권을 무시했던 시기에 이념보다 인권을 강조했던 것은 올바른 언론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사회는 이념보다 인권을 중시하는 국가가 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메카시와 연관된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이 흉악범을 교정한다는 구실로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래즈 섬에 최신식 교도소를 지어 인권을 멸시할 때 올바른 사실에 앞장섰던 것도 언론이었습니다. 물론 훌륭한 변호사의 뒷받침도 있었지만 언론이 사실을 왜곡했다면 여론은 형성되지 못했고 진실에 접근하지 못 했을 겁니다.

 

요즘 김용민의 과거발언이 소셜 네트웍과 모든 포털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수구집단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현정부의 부도덕한 불법사찰과 잘못된 정책의 오류보다는 김용민의 과거발언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수구세력의 이런 행동이 정당한가요?

 

김용민의 과거 콴타나모 인권발언은 표현의 자유이지 이념적인 발언이 아닙니다. 전세계가 경악했던 과거 부시정권의 끔찍한 사건을 두고 그것도 성인방송에서 했던 발언이 이토록 욕을 얻어먹어야 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새누리당으로 대변되는 정치인들의 사대주의 사상은 접더라도 조중동식 문맥으로 짜깁기 편집해서 총선에서 필승하고자 하는 비윤리적인 수구세력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처절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스스로 지켜야지 입맛대로 스스로 억압하면 안 되는 것이죠.

 

집단이기주의 근성에 빠져 자신의 편이 아니란 이유로 행하는 이런 못된 행동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