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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from New York

킹메이커, 디 아이즈 오브 마치-충성과 신뢰


우리나라 최고부유층들은 소득에 상응하는 돈을 내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요구하면 사회주의자냐고 비난합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말 중에 부의 재분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말이고 도망가기 바쁩니다.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저는 부의 재분배라는 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부는 정부가 만들어 준 것입니다. 제가 반드시 바꿀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두 개의 신념이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러분은 미래로 나가시겠습니까 아니면 과거에 멈추어 있겠습니까?

첨단기술로 세상을 이끌어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모래에 머리를 파묻겠습니까?

사우디 아라비아나 이라크에 말입니다.

탐욕과 부패가 우리의 경제와 자연을 파괴하도록 보고만 있겠습니까

아니면 우리의 나라를 되 찾겠습니까?”

 

멋진 연설 아닙니까? 이런 대선 후보에게 결정적인 도덕적 흠이 발견되지만, 진실이 은폐되면서 대중에게는 꿈의 대통령을, 경선후보에겐 민주당 대선 후보 직을 안겨주게 됩니다. 때로 대중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실수가 보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합니다.

 

영화 ‘The ides of March’는 대선을 위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펜실베니아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 그의 당선을 위해 선거본부장을 맡은 전략가 폴 자라(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그리고 미디어담당 스티븐 마이어스(라이언 고슬링)를 축으로 그려 나갑니다.

 

오하이오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인턴으로 일하는 몰리 스턴(에반 레이첼 우드)의 구애로 그녀의 상사 스티븐은 짧은 사랑을 나눕니다. 보안상 이유로 선거본부에서 나눠준 똑같은 전화로 인해 우연히 몰리의 전화를 엿듣게 되면서 주지사와의 관계로 임신한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고 스티븐은 주지사의 당선을 위해(혹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그녀에게 낙태를 권유하고 그녀는 받아 들입니다. 주지사의 당선은 곧 스티븐의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둘이 사랑을 나누는 대화를 엿듣다 보면 미국정치인들이 여자와의 관계, 특히 부하직원과의 이성관계를 어떤 식으로 절제 하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잘나가는 정치인들이 옷을 벗는 건 대부분 여자문제입니다. 권력을 가진 정치인이 자신의 부하직원, 추종자와의 섹스는 권력자의 한마디가 약자에겐 심각한 억압이 될 수도 있다는 사회적 판단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보다 사회의 판단이 앞서는 것은 사회가 개인보다 우선하고 성숙하기 때문이겠죠.

 

얼마 전, 공화당 경선에서 과거 성추행 문제로 사퇴한 유력주자 허먼 케인, 첫 번째 아내와 이혼한 문제로 시끄러운 현재의 유력주자 깅그리치, 오래 전의 케네디, 빌 클린턴 전대통령 모두 여자문제로 정치적 위기를 겪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충성심을 강요하는 선거본부장 폴은 자신과 상의도 없이 상대방 선거본부장을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스티븐을 해고하면서 문제는 커져버립니다. 사실 폴이 스티븐의 추후 보고에도 해고한 배경에는 상대방 본부장 톰 더피(폴 지아매티)를 만났다는 사실보다는 주지사의 각별한 총애가 질투심을 불러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진영과 만난 사실을 언론에 흘린 것은 폴과 깊은 관계인 여기자를 통해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티븐이 상대방 본부장인 톰을 찾아가 자신을 고용해 달라고 했던 이유 또한 톰의 숨은 의도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지 상대방 진영으로 날라가고 싶었던 것도 아닙니다.

 

물론 톰이 스티븐을 만났던 의도가 상대방 선거진영의 자중지란 혹은 능력 있는 미디어담당자를 끌어내린 것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봤다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를 고용하지 않았던 첫 번째 이유는 정치판이라는 것이 전쟁과 같아서 한번 배신한 사람은 아무리 훌륭해도 믿을 수 없다는 그의 판단입니다. 즉 신뢰를 저버리면 정치판에서 기웃거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스티븐은 정치적, 개인적 야망까지 접어버려야 될 상황에 이르게 되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몰리는 스캔들이 터지는 것이 두려워 자살하게 됩니다. 결국 위기에 처한 스티븐은 주지사를 직접 만나 폴을 해고하고 자신을 선거본부장으로 기용해 달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주지사는 받아 들입니다. 예전에 이동중인 비행기 안에서, 여론조사를 묻는 주지사의 질문에 폴과 같은 대답을 한다는 말에 스티븐은 폴과 자신은 다르다고 말해 줍니다. 자신은 동기부여만 된다면 신뢰를 위해 따른다는 표현이겠죠.

Governor, there's a big difference between Paul and Me.

Paul only believes in winning. So, he'll do or say anything, to win.

I'll do or say anything, to what I believe it in.

But, I have to believe in the cause.

 

지사님, 폴과 나는 굉장히 다른 성향을 가졌습니다.

폴은 승리만을 믿고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언행도 불사하지만

저는 믿는 것을 위해서라면 어떤 언행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합니다.

 

 

조지 클루니의 시나리오가 탄탄한 점도 있지만, 라이언 고슬링의 표정연기는 압권입니다. 마치 영화 드라이브를 다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를테면 보안상 이유로 메모지에 글을 적어 몰리와 대화할 때 긴박한 선거진영의 모습을 표정연기만으로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로 예상됩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는 주권재민의식을 깨달은 시민이 많아졌기 때문에 거는 기대 또한 남다릅니다. 사실 현 정부는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를 부정하고 경제를 살리자는(무엇을 살리겠다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기치를 내걸고 탄생했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국민이 깨닫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외교철학의 부재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 사태로 벌어진 촛불집회는 한미 FTA와 맞물려 현재진행형입니다.

 

미디어가 정치인을 어떻게 포장을 하여 선거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믿기 위해서건, 승리를 위해서건 충성심(Royalty)이 없다면 조직은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뢰를 저버린 충성심은 사익에 눈 돌리기 때문에 부패할 여지가 많습니다. 신뢰 없이 위만 바라보고 조직이 움직인다는 건 자금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고 그렇지 못하면 조직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개인과의 인간관계도 그렇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대중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할 것인지 선택합니다. 적어도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가진 대중이라면 겉모습보다 그가 살아왔던 과정, 인생철학, 정책의 실현여부를 보겠지만 대부분은 여론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고, 미디어는 여론을 끓어 올리는 냄비(HOT POT) 역할을 해 왔습니다. SNS 또한 허위사실을 거르고, 사실로 바로잡는 시간을 단축시킬 뿐이지 허위사실에 자유로운 공간은 아닙니다. 

요즘 보수 진보를 떠나서 각 정당의 극성 지지자들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이런 점이 대중에게 오히려 안티를 양산하고 진실이 드러났을 때 느끼는 불쾌한 감정으로 정치인에게 흥미를 잃어버리게 만든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 합니다. 
 

아직도 허위사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국민은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이 도덕적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텐데 우리의 경우에는, 잘못한 것은 있지만 잘한 것도 있다라는 위험한 사고방식, ()에 이끌리는 남다른 민족성향이 역사 바로 세우기, 과거청산 등 올바른 사고를 멈추게 만든다는 겁니다. 수구세력의 나쁜 점을 진보세력도 이용한다면 분명 잘못된 방향입니다.

 

지난 대선, 총선의 경우를 보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유권자에게 검증의 기회를 주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던 것은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언론의 역할을 떠나서 객관적으로 진실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시민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진실을 영원히 감출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나꼼수의 인기는 당연한 결과이며 우리가 통렬히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사람이 많습니다. 팩트에 근거하지 않고 수구의 작태를 똑같이 따라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점은 수구들에게 공격대상이 되리라 예상되지만 많은이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김근태 선생의 타계로 지난 총선에서 잘못된 선택에 대해 비논리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모습은 우리의 일그러진 모습입니다. 분명 유권자들이 한날당을 선택했던 것은 뉴타운 정책으로 재개발 붐을 일으키겠다는 사고 즉, 돈이면 장땡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당선되었음에도 변명만 할뿐 깨닫지 못 합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사기공약으로 당선된 이명박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싶고 두 번씩이나 속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반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모든 것이 도덕성이 실종된 사회의 단편적 모습 아닌지요?
 

 

미국은 IRS(국세청), CIA, FBI (도표참조)에서 공무원(고위직 포함)을 임명시 엄정한 스크린을 거칩니다. 더군다나 911 이후 각 정보기관은 막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서로 공유하여 과거의 모든 이력까지 캐내기 때문에 우리같이 위장전입으로 공직에 오르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새눌당(과거 한날당)과 수구세력 그리고 조작언론집단은 이런 점을 무시하고 미국의 인사청문회는 정책의 옳고 그름만 판단한다며 개인의 신상을 캐묻는 야당의 태도에 대해 후진적이라고 거짓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사법부, 검찰, 양심고발인 보호법, 언론의 개혁은 혁명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대선, 총선에서 돈이면 장땡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위장전입 등 도덕성과 자질이 부족한 후보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후퇴와 서민들이 피폐한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사법부, 검찰, 미디어 등이 얼마나 잘못된 집단인지 판단하기 이전에 당신은 냉정한 판단을 가지고 정치인을 선택했는지 반성하고 되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PS:

디 아이즈 어브 마치(The ides of March)는 브루터스가 로마황제 시이저를 암살한 315일을 말하는 것으로 재수없는 날을 경고하자는 의미의 뜻입니다. Ides의 뜻은 로마달력으로 3,5,7,10월의 15일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