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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from New York

와이키키 브라더스. 주류와 비주류-영원히 깨지지 않는 틀인가?

 

나는 이 영화를 셀 수없이 봤다. 그리고 볼 때마다 가슴속에 치밀어 오르고 끓어 오르는 뭔가가 막 꾸역 꾸역 끄집어 나오는 격함을 느낀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아무튼 이 영화에 나오는 스틸 컷 하나 하나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벅찬 감동으로 모든 배우와 스텝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가 나오고 세월이 무려 6년여가 흘러갔음에도. 그들이 움직이는 연기 동선 하나 하나가 섬세하다는 것은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한 것이고 임순례 감독의 편집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끝날 무렵 오지혜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 에서, 클럽 내 춤 추는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움직임이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마치 내가 클럽 내에서 맥주 한잔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당신은?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배경 좋은 기획사들을 업어야만 예술인들이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하에서 마이너는 영원하다는 것이고 그들이 땀 흘리는 열정만큼의 기회는 가질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힘 있는 기획사가 언더뮤지션의 곡을 표절해도 아무렇지 않는 현실이 된지 오래고, 언론을 통제하고 기자를 제어하면 얼마든지 뺏어서 자기 것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오로지 강자만 배부르면 되는 것이고 기획사 주가만 올리면 장땡인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강자와 언론의 횡포로 욕심 많은 군상들이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사실을 오도하고 다른 사건으로 물타기 하여 은폐하기에 급급하고 우리는 서서히 잊혀져 간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사회의 부조리, 이념의 충돌 또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을 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사회는 자정기능을 잃은 채 기억에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뿐이다. 더 나아진 것은 결코 없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세월 동안 굶주려서 자살하는 시나리오 작가도 있었으며, 자신의 몸을 추한 자들에게 내팽개쳤던 자도 있었고, 언론과 정치권의 논리로 삶을 뺏긴 자도 있었다. 또는 뺏긴 삶을 되찾기 위해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메이저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리그를 꿋꿋하게 지키며 너희 같잖은 것들은 여기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논리로 선을 그어 놓았다. 자신이 고생했던 나날을 되돌아보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지 못하고 꾸준히 반복만 할 것인가? 개 같은 하루를 헐떡이며 노예들처럼 끌려 다니고 있다. 답답할 뿐이다.

 

경제적인 이유와 젊은 층의 호응을 얻는 최첨단 키보드와 DJ 하나면 다 통하는 단순하게 변질된 구조로 인하여 라이브 밴드는 룸 빵에서 썩은 자들의 장난감으로 전락했고, 실력 있는 연예인보다는 영화 속 클럽 매니저의 말처럼 비쥬얼이 되어야 능력과 동력이 생기는 사회가 된지 오래다. 연예인을 찍어내는 기계를 만들어 수년간 단련시켜 노예처럼 생산한다. 그래서 실력이 있더라도 마이너 존재들은 사라져야 할 귀찮은 존재이고 그들이 가졌던 나름대로의 가치관, 예술세계와 삶의 도구는 우리의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득권의 논리가 대표적으로 입증 된 것이 나는 가수다’ ^^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서 충주로 날라간 이 밴드의 찌질 함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삶 자체일지도 모른다. 내가 살기 위해서 너는 죽어야 된다는 이 빌어먹을 정글의 법칙인 약육강식의 구조와 입에 풀칠하고 살기 위해서는 복종해야 된다는 진리가 가쁜 숨을 쉬며 위태로워지는 것은 나만의 슬픔일까? 당신이 재벌을 욕하면서도 이런 구조가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망각한 것인가?

 

분명 우리의 사춘기 시절은 아름다웠을 것이고 그랬기 때문에 성장 통을 겪던, 겪었던 고교 시절은 우리의 추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성우가 밴드를 이끌고 자신의 어린 시절 숨쉬던 엄마의 젖 냄새가 나는 고향을 찾았을 때, 예전의 많은 것들이 제자리에 없어졌고 변했지만 다니던 학교와 동네 그리고 후배들은 그대로다. 늙어 가면서도 젊은 것이 채워지듯 말이다.

 

첫사랑을 느끼고, 고백하며, 아파하고 눈물을 흘렸던 것은 더 아픈 사랑을 위한 단련의 과정이고 앞으로의 험한 사회를 내딛는 과정일 것이다. 세월이 흘러 친구들은 늙어 갈 것이고 많은 것이 변하였겠지만,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불확실한 사회를 향해 자신이 이루어야 할 미래를 위해 발가벗고 달리는 장면은 영화 ‘Stand by me’ 을 연상시키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사실 우리는 그 시절 두려움이 없던 시절이 아니었던가? 이유 없이 반항하고, 부모의 잔소리가 싫었고, 공부보다는 아무렇게 살아가고 싶고, 어서 독립하고 싶은 나이 아니었던가?

 

이상을 꿈꾸고 달렸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고향에 찾아왔지만 자신의 스승은 방탕한 젊은 날을 넋두리하며 술만 마실 뿐이다. 약국을 운영하는 친구는 자살한 친구에게 꾸어줄 돈은 없어도 자신의 유명세를 위해 기부할 돈은 있다. 환경보호가 우선이지 친구가 무능한 공무원으로 찍히던 상관은 없다. 운동권 친구하나 제어하지 못하는 공무원은 조직에서 무능한 놈으로 찍힐 뿐이다. 이 사회는 너와 나의 배려가 없고 이기주의와 성과주의만 난무한다. 희망이 없는 절망적인 사회는 꿈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정을 버리고 목숨을 버리는 것 또한 쉽다. 삶을 고민했을 친구의 말을 한번쯤 귀담아 들어 주었을까? 그는 마지막으로 너 행복하냐라는 말로 삶을 마감했다.

너 행복하냐? 니가 하고싶은 음악하고 사니까 행복하냐고?

우리 중에 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사는 놈, 너 밖에 없잖아. 행복하냐고?

진짜로 궁금해서 그래. 행복하냐?” 이렇게 묻던 친구는 얼마 후 자살을 했다.

 

의리보다는 자신의 생계를 위해 밴드를 떠나고,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친구 애인을 뺏고, 배신한 친구와 떠난 여자로 인한 상실감에 대마초를 피우고, 자신이 살기 위해 리더를 배신하고 뭐 하나 제대로 희망적인 삶이 보이질 않는다. 밴드를 위해 배려하는 자는 리더 성우뿐. 그를 따르는 자들은 탐욕과 무능으로 점철되어 건드리면 톡 쓰러질 인간들뿐이고 희망적인 것은 하나도 안 보인다. 슬프다.

 

소돔과 고모라처럼 돈 있는 놈은 탐욕과 섹스를 위해 테이블 위에 여자들을 벌거벗겨 돈을 뿌려대며 싸지르고 기타 연주자도 발가벗긴다. 너는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한다. 주인이 밥 주는 데로 네네 하면서 주어 먹으면 된다는 논리이다. 슬프다.

 

어떤 여자는 때를 밀어 번 돈으로 올가즘을 위해 써버리고, 아이와 함께 친정 온 여자는 아이를 아무데나 맡기고 여관방에서 남자와 몸을 불태운다. 여자가수는 기둥서방을 버리고 연주하는 놈과 눈 맞아서 섹스를 위해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증오에 가득 찬 기둥서방은 연주자를 칼로 찔러 버린다. 쾌락으로 많은 것을 버리고 얻는다. 슬프다.

 

잔치행사에 불려가서 연주하지만 받는 돈은 넉넉하지 못하다. 그래도 의리를 위해 나누어 가져야 하고 또 다른 돈벌이를 위해 집시처럼 떠나야 한다.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부르주아나 가질 수 있는 것이지 꿈도 못 꾼다. 슬프다.

 

고교시절, 첫사랑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서 술기운에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 갔지만 거절 당하고 비만 쫄딱 맞고 결국 짝사랑으로 끝났던 아름다운 첫사랑의 그녀는 트럭장사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남편은 교통사고로 죽었다. 변한 것은 나이뿐이지 모든 것이 그대로다. 자신을 음악으로 이끈 스승은 사라져 버렸고, 밴드는 와해되었고, 친구들은 자신들의 욕심으로 난장판이지만 내가 사랑해 줘야 할 여자는 그대로인게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그래서 위대한 것일까?

 

도저히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던 이 영화가 성우와 인희마저 갈라 놓았다면 아마도 셀 수 없을 만큼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담한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 아름다운 사랑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절망적이고 슬플까? 적어도 사랑이라는 고통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회는 절망일 테고, 사회가 버티는 것은 착한 사람이 많기 때문 아니겠는가?

우리는 사랑하는 방법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아닌지.

 

여기에 출연했던,

이 얼, 황정민, 박원상, 오광록, 오지혜, 유승범, 박해일, 이봉규 등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클럽 매니저로 출연했던 이봉규. 이 연기자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첼로 연주하던 똥 덩어리 아줌마 남편으로 연기했던 분이란 것을 다시 보므로 해서 생각 났는데. 젓가락질 하면서 왜 내 생선은 작은 것만 주는 거야!” 버럭 성질 내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한참 웃었다. 정말 성질 부리는 연기는 탁월한 듯.

 

세상의 모든 고민을 다 품는 것 같은 이 얼의 연기도 좋았고. 근데 왜 안 뜨는지?

황정민의 대마초 연기 또한 너무 실감나게 연기했고.

바람 피다 도망치던, 연탄재로 얻어 터지던 박원상의 연기.

그때나 지금이나 오광록의 저음 연기는 같아 보였고.

박해일 이 친구 연기는 정말 영리하고 좋았던 거 같고.

깝죽대던 유승범은 너무 어려 보이고.

어디 누구 하나 흠 잡을 때가 없던 거 같다. 너훈아 나윤아? ㅋㅋ

이영자는 가짜인 줄 알았었는데 진짜였고.

 

지금이 그때보다 더 더러워 보임에도 말미까지 너무 더러운 사회의 부당함을 적고 싶지 않아서 웃으며 마무리 하고 싶었다. 솔직한 심정이다.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초강추 하는 영화이다.

지금도 노래방 가면 제일 먼저 부르는 곡이 사랑밖에 난 몰라’.
그것도 오지혜가 부르는. 다음은 영화에 나오는 주요 곡.

 

산타나의 ‘Europa’ http://www.youtube.com/watch?v=Hdi0NGswSAo

로스 로보스의 'La Bamba' http://www.youtube.com/watch?v=yhFM81IcChk

송골매의 '세상만사' http://www.youtube.com/watch?v=UZWJXp4_F20

옥슨80'불놀이야' http://www.youtube.com/watch?v=FGw38ipiHQ0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 http://www.youtube.com/watch?v=_SoNGcOBqFI

제이 가일스 밴드의 'Come Back' http://www.youtube.com/watch?v=G6QuYGYzrV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