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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emocracy

사망유희-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강풍 90마일/hour의 허리케인 샌디가 뒷마당에 있는 큰 나무를 부러트리고 바베큐 그릴을 옆집으로 날려 버릴 정도의 위력으로 뉴욕시와 뉴저지 북부를 휩쓸었지만 오늘도 강풍은 여전하다고 들었습니다. 각설하고

 

지난 일요일 아침에 벌어졌던 진중권 대 간결의 토론은 예상대로 진중권이 쉽게 제압했습니다만 변희재가 부르스 리(이소룡)의 유작영화 사망유희’ 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지명하는 10(일명 10알단)과 격파식 토론을 전제로 진중권에게 도전장을 던졌고 현재 성사 일보직전입니다.

 

변희재가 왜 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 타이틀을 가져와 진중권과의 대결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소룡을 생각하면 영화 '스카우트'가 생각납니다. 


광주민주화 항쟁이 일어나기 10일전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당시 최고의 고교투수 선동열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벌이는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이 영화에서 임창정이 엄지원에게 "이소룡이 죽던 날 너와 헤어지고 7년 만이다." 라는 대사가 끈금없이 기억납니다. 핀 스트라이크 복장을 언급한 엄지원의 말 때문에 7년만에 사랑했던 여자가 떠난 이유를 임창정은 깨닫게 되죠. 근데 뭐 이런 깊은 사연을 변희재가 알리는 없겠죠? 시간 나실 때 한번 보시도록 하세요.

 

어쨋든,

 

'사망유희'라는 토론은 몇개의 옵션을 포함한 변희재의 도전이지만 개그 같지 않습니까? 이렇게나마 우리에게 허황된 웃음을 주어야 살벌한 정치판이 여유로워 보이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흑백의 논리,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치킨게임으로 승부가 나는 사회라면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것이죠. 아무튼 최종 토론회에서 변희재를 부숴버리는 날이 진중권이 이소룡으로 등극하는 날인가요? ^^  

 

우선 화제의 검색어 변희재와 간결, 일베충이 무슨 뜻이고 어떤 관계인지 알 필요가 있겠죠. 

 

변희재는 과거에 친노, 진보싸이트 서프라이즈를 운영했던 인물이지만 스스로 유체이탈하면서 변절하여 현재는 수구세력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물론 진중권의 대학 10년 후배로 알고 있구요. 그런 그가 위험을 무릎쓰고 왜 진중권을 이소룡으로 등극시키려 할까요? 일베충들은 간결이 허무하게 무너진 뒤, 진보의 프락치로 설정했듯 앞으로 무너질 변희재를 프락치로 매도하지는 않겠죠? 물론 그러고도 남을 패륜적인 집단이지만. 

 

일베는 일간베스트 싸이트를 줄인 말로 그곳에 서식하는 수구들을 통털어 일베충이라고 부릅니다. 그곳에서 추앙받던 일명 일베 논객이 간결이었고 그들이 존경하는 대표적인 토론의 달인이 전원책, 정규재, 김진과 더불어 변희재입니다. 아마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진보 보수를 떠나 거명된 이름을 보고 크게 실망하시겠지만 실제로 그 싸이트에서 존경받는 정치인 대부분이 역사에 죄를 지었거나 폐륜적인 언행을 서슴치 않았던 비상식적인 인물들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패배의식과 열등의식에 빠진 인간일수록 허영심과 자만심이 강하기 때문에 논리적이지 못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세포적인 용어로 대중의 인기에 연연합니다. 더군다나 숨겨진 얼굴로 활동하는 일명 수구쪽의 인터넷 논객들의 지적능력이 이번 토론에서 여실히 입증되었고 대부분 일베충들이 토론의 결과를 두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정신승리'를 외치지만 실제로 지켜본 분들이라면 일반지성인과 키보드워리어와의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할 듯 합니다. 

 

현실 부적응자들(외로운 늑대라고도 표현하죠)이 어둠에서 현실로 나왔을 때 말장난 가지고는 현실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가 없답니다. 이들이 자신의 논리에 반하는 자들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단어는 좌좀, 좌빨, 빨갱이, 좌파, 좀비 등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공개토론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기에는 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을 수 밖에 없고 제3자를 설득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진중권이 이들을 가르켜 인간이 아닌 벌레들 즉, 게시판의 이름과 벌레를 믹스해서 일베충이라고 했던 것이죠. 

 

더군다나 개인토론도 아닌 공개토론에서 패널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상대방의 논리에 대응할 수 있고 더 중요한 건 상대방의 좋은 논리는 수긍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테크닉도 있어야 됩니다. 토론에서 유시민 노회찬 진중권 등의 발언이 우리에게 쉽게 다가 오는 것도 그들이 가진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잘못된 논리를 집어서 반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식은 단기간에 기억하고 습득할 수가 없죠. 풍부한 지식이 삶에 녹아 들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간결은 이런 점을 간과하고 상대방의 약점만 물고 늘어지면 이기리라 쉽게 판단 했을 것이고 여기서부터 예상이 빗나가면서 초반부터 스스로 맨붕이 오면서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진중권의 입에서 간결을 가르켜 지킬박사와 하이드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키보드워리어에게 일방적으로 훈계하고 끝낸 것이죠. 

 

토론의 경험이 전무해서 수구패널의 특징인 김진이나 정규재처럼 목소리 키우면서 끝까지 우기는 전술을 사용하지 못한 간결의 토론결과는 허위사실을 팩트로 믿는 수구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일베(일간베스트 싸이트)를 장악한 수구세력의 현재모습이라고 판단하면 됩니다.   

 

물론 간결이 우수한 학교를 다니면서도 상대방에게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건 우리나라 교육계의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죠. 토론식 교육이 아닌 주입식 교육, 오로지 스펙을 쌓기위해 일등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난 아이들의 현재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인맥주의에 매달려 인성교육과 논리적인 교육이 배제되어 장차 창의성의 결여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간결의 패배로 일베충들의 맨붕이 시작되면서 변희재는 가슴이 매우 아팠던 것이죠. 일단 자신에게 미칠 화를 생각해 연결고리는 잘랐지만 자신의 인기가 추락하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다가 결국 추종하는 세력에게 진중권의 화려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다는 논리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일베충들은 '정신승리'로 동조하면서 자위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수구세력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진중권이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고, 실수를 인정하는 것도 용기있는 자만이 하는 것이다" 라고 했지만 변희재와 그 추종세력은 애써 인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좌우를 막론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자는 무척 많습니다만 스펙이 전부인 일베충의 찌질이들에게 학력의 높낮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죠. 

 

이 사이트는 신고정신이 투철해서 박정희, 박근혜, 전두환 등을 동조하는 글에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수구들의 신고로 최소 96시간 아이디 정지당하는 곳이지만 비논리와 궤변이 넘치는 그곳에 한번쯤 성지순례 해 보시는 것도 많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여하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진중권을 비판적 지지하는 저의 입장에서 변희재와 10알단 그리고 일베충들을 이번 기회에 아주 처참하게 박살 내 버렸으면 합니다.